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진행 중인 상속회복청구 소송 역시 초호화 변호인단으로 법조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여사 측은 헌법재판관 출신인 강일원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와 이혼소송 1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소를 이끈 로고스의 배인구 변호사를 선임했다. 구 회장 측 대리는 율촌이 맡고 있다. 강석훈 대표변호사가 직접 소송 준비를 지휘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최태원 회장과의 소송 1라운드에서 패소한 뒤 대리인단을 새로 꾸렸다. 서울서부지방법원장 출신 김기정 변호사와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김수정 리우 대표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태평양은 작년 10월 자산관리승계센터를 신설해 세무 및 기업 자문, 상속 분쟁 관련 전문가 30여 명을 배치했다. 김앤장도 50여 명 규모의 가사상속자산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광장도 전문인력 40여 명이 포진한 가업승계팀에서 가업 승계 및 가사, 상속 업무 등을 전담하고 있다. 화우는 최근 20여 명 규모의 WM(자산관리)팀을 확대 개편하면서 가사분쟁, 자본거래, 금융신탁 등으로 기능을 세분화했다.
대형 로펌들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가사·상속 분쟁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상속세 과세 결정 인원은 1만2749명으로 전년 대비 25.2% 늘었다. 과세 결정액(27조원)도 같은 기간 23.8% 증가했다. 최근 3~4년 새 부동산 가격이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뛰는 등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과세 결정액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2.6%에서 2021년 44%로 커졌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업력 30년 이상인 600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CEO가 80.9%, 70세 이상은 30.5%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 승계와 관련한 법률자문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