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혼 '쩐의 전쟁'…대형로펌도 앞다퉈 참전

입력 2023-04-23 18:13   수정 2023-04-24 00:33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가사·상속 분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 소송에서 대기업 오너일가를 대리하고, 가정법원 출신 전문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이 분야 전문성 강화에 한창이다. 대기업 오너일가가 엮인 대규모 분쟁이 잇따르면서 과거엔 소형 로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장에 대형 로펌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1년여 전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재산가액이 뛰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가사·상속 일감이 늘어난 것도 대형 로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초호화 변호인단 속속 등장
최근 법조계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지난 19일 시작된 6조원대 자산가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재판이다. 배우자인 이모씨가 권 CVO가 보유한 자산 중 최소 3분의 1 이상을 요구하면서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소송이 진행될 수도 있어서다. 권 CVO의 대리인단은 법무법인 화우가, 이씨의 대리인단은 숭인·가온·존재 등이 맡았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소송에서 승소하면 수백억원의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는 데다 홍보 효과도 커 대리인단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진행 중인 상속회복청구 소송 역시 초호화 변호인단으로 법조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여사 측은 헌법재판관 출신인 강일원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와 이혼소송 1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소를 이끈 로고스의 배인구 변호사를 선임했다. 구 회장 측 대리는 율촌이 맡고 있다. 강석훈 대표변호사가 직접 소송 준비를 지휘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최태원 회장과의 소송 1라운드에서 패소한 뒤 대리인단을 새로 꾸렸다. 서울서부지방법원장 출신 김기정 변호사와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김수정 리우 대표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전문센터 신설하고 인재 영입
로펌들은 가사·상속 담당조직의 역량 강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바른은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1심 재판장을 맡았던 김현정 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세종도 작년 ‘조세법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백제흠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KB금융그룹과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태평양은 작년 10월 자산관리승계센터를 신설해 세무 및 기업 자문, 상속 분쟁 관련 전문가 30여 명을 배치했다. 김앤장도 50여 명 규모의 가사상속자산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광장도 전문인력 40여 명이 포진한 가업승계팀에서 가업 승계 및 가사, 상속 업무 등을 전담하고 있다. 화우는 최근 20여 명 규모의 WM(자산관리)팀을 확대 개편하면서 가사분쟁, 자본거래, 금융신탁 등으로 기능을 세분화했다.

대형 로펌들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가사·상속 분쟁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상속세 과세 결정 인원은 1만2749명으로 전년 대비 25.2% 늘었다. 과세 결정액(27조원)도 같은 기간 23.8% 증가했다. 최근 3~4년 새 부동산 가격이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뛰는 등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과세 결정액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2.6%에서 2021년 44%로 커졌다.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업력 30년 이상인 600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60세 이상 CEO가 80.9%, 70세 이상은 30.5%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 승계와 관련한 법률자문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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